'소니 왕국 부활' 애완견 로봇 '아이보' 12년만의 출시가 의미하는 것
'소니 왕국 부활' 애완견 로봇 '아이보' 12년만의 출시가 의미하는 것
  • 유원형 기자
  • 승인 2018.01.12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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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21 유원형 기자] 지난 9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막을 올린  '2018 국제가전제품박람회(CES)'는 세계 주요 기술 기업의 발전 수준을 엿볼 수 있는 자리다.  

이번 CES에는 글로벌 전자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은 미국 중국 일본 업체들도 대거 참가했다. 이에 따라 개막 전부터 이 박람회에서 각국의 기술 현주소와 올해 전자 분야의 방향성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이 무르익고 있는 가운데 열리는 터라, 올해 CES는 그 어느 해보다 인공지능(AI) 등 혁신적 기술 진보의 현황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히라이 가즈오 소니 최고경영자(CEO)가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8'에서 아이보를 소개하고 있다.

 

예상대로 선도적인 입장에 서 있는 미국 기업들, 하루 다르게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중국 기업들은 물론, 90년대 전자 산업을 이끌었던 일본 업체들도 이번 CES에 대거 참여해 기술 경쟁력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몰락한 일본 전자산업의 상징으로 꼽히던 소니의 부활 날갯짓이 힘차다. 지난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고화질 TV를 내놨던 소니는  올해는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을 대거 선보이며 재도약을 알렸다.

지난 8일(현지시간) 소니에서는 히라이 가즈오 최고경영자(CEO)가 연사로 나서 다양한 신제품과 신기술을 소개했다. 특히 아이보는 지난 11월 일본에서 공개된 이후 해외에서 첫 선을 보였다.

아이보(aibo)는 소니의 영상, 음향, 센서, 메카트로닉스 분야 기술력과 AI, 로보틱스, 커뮤니케이션 등 여러 기술이 결합한 '커뮤니케이션 로봇' 제품이다. 카메라가 탑재돼 주인을 알아보고 미소에 반응하는 등 감정을 흉내 낼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특징으로 꼽힌다.

아이보가 상징하듯 소니가 보유한 영상, 음향, 센서, 기계 분야의 경쟁력을 결집해 소니는 로봇 사업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CES 2018 소니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자동차용 이미지 센서를 소개하는 히라이 가즈오 CEO

 

소니는 올해 CES에서 자동차의 '눈'에 해당하는 고성능 차량용 이미지 센서도 공개했다. 다양한 운전 상황에서 360도 전방향으로 주변 환경을 감지하는 기술이다. 또한, 소니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4K OLED 브라비아 A8F 시리즈'와 LCD(액정표시장치) TV '브라비아 4K X900F 시리즈'도 선보였다.

소니는 중가 스마트폰 2종도 공개했다. 엑스페리아 XA2는 5.2인치 HD 디스플레이, 2300만 화소 후면 카메라, 120도까지 시야를 확장한 800만 화소 전면 카메라, 배터리 용량 3300mAh 등이 탑재됐다.

히라이 가즈오 대표는 "소비자 가전 분야에서 소니가 혁신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여전히 많이 있다"며 "제품을 통해 고객들에게 의미 있는 창조적 경험과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선사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소니는 일본 가전왕국을 이끌다 거듭된 투자 실패 등으로 '적자의 늪'에 빠지면서 몰락한 일본 전자산업의 상징으로 꼽혔던 기업이다. 그 소니가 20년만에 최고 실적을 올렸다. 

소니는 지난해 2분기(7~9월) 매출 2조600억엔, 영업이익 2040억엔을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2.1%, 346.4% 늘어난 수치였다.

2018년 3월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6300억엔으로 전망돼 20년만의 과거 최고 이익이 예상되고 있다.

 

 CES 2018 소니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브라비아를 소개하는 히라이 가즈오 CEO

 

업계에서는 이같이 소니가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배경에는 '아베노믹스'로 불리는 '친(親)기업' 정책과 소니의 자체적인 자구(自求) 노력 등 대내외 요인이 함께 맞물렸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소니는 과거의 영광에만 안주하다 세계시장의 흐름에서 크게 뒤쳐졌고, 급기야 10년 전에는 스마트폰 경쟁에서 낙오하면서 완전히 설자리를 잃었던 쓰라린 경험을 갖고 있다. 

소니의 부활에는 한 기업의 반전(反轉) 스토리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어 전세계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새로운 먹거리 발굴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소니는 일본을 대표하는 전자업체로 꼽혔지만, 사업 확장과정에서 투자 실패가 거듭되면서 2000년부터 적자 경영에 시달렸다. 하지만 대규모 사업 구조조정 이후 기술집약적 고부가가치 상품 개발에 집중, 2013년부터 흑자 경영으로 돌아서는 등 실적을 대폭 개선하기에 이르렀다.

소니는 전자장비의 눈으로 불리는 영상센서와 플레이스테이션4 게임기 등 가상현실(VR)·로봇·인공지능(AI) 제품을 잇달아 발표하고 집중했다. 특히 이미지 센서는 주위 환경정보를 디지털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율주행차 기술에도 활용될 수 있어 성장성이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소니는 로봇, 자율자동차, 스마트공장 등의 흐름을 주도할 핵심 부품 기술력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 확보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는 글로벌 전자업계 판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한때 소니와 치열한 경쟁을 펼쳤던 국내 전자업체들로서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엑스페리아(Xperia) XA2 울트라

 

AI 분야를 앞세워 이같은 호조세를 이어가며 재도약을 준비하는 것이다. 사물인터넷(IoT)과 접목한 새로운 서비스도 계획하고 있다. 이미 소니는 지난 8월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오른 IoT 분야를 선점하기 위해 도쿄전력과 사업 제휴를 맺기도 했다.

지난 11일 출시한 신형 애완견 로봇 아이보(aibo)는 소니의 부활을 상징적으로 대변해 주고 있다.  소니는 1999년 세계 최초 가정용 애완견 로봇 아이보(AIBO)를 출시해 15만대 이상을 판매했지만, 2006년 비핵심 사업으로 분류하면서 생산을 전격적으로 중단한 바 있다. 

이후에도 아이보의 AS는 이뤄졌지만 2013년부터는 AS마저도 중단됐다.  그러자 소니 엔지니어 출신들이 모여 전문 수리업체를 만들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부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소위 장례절차까지 생겨났다. 기존 아이보는 장례가 끝나면 분해 작업을 거쳐 다른 아이보의 교체용 부품으로 재탄생했다. 그만큼 이용자들의 아이보 사랑은 절대적이었다. 

지난 11일 출시한 아이보는 인공지능(AI)를 탑재한 가정용 애완견 로봇이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1월 11일로 출시일을 정한 것은 개 짖는 소리와 비슷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1'의 영어인 '원(One)'이 일본말로는 '왕'에 가깝게 발음된다.  '1'자가 세 개이므로 '왕왕왕'이 되는 셈이다.  

 

'새로운 이야기가 온다' 아이보는 인공지능과 클라우드를 통해 주인과 소통 가능한 '커뮤니케이션 로봇'의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이다. [사진= 소니 홈페이지 캡처]

 

이날 아이보 출시 기념이벤트도 도쿄 소니 본사에서 11시1분에 행해졌다. 이 자리에서는 소니 개발책임자가 약 30명의 내방 고객에게 일일이 아이보를 넘겨줬다. 

소니는 지난해 말 세 차례에 걸쳐 인터넷을 통해 예약판매를 실시했고, 40분 이내에 예약이 끝나는 등 여전한 인기를 과시했다.

인공지능과 다채로운 센서를 탑재한 아이보는 인터넷에 상시 접속하면서 클라우드 서버에 계속해서 정보를 저장하고 교신한다.  이 과정을 통해 주인의 기호에 맞추어 성장하게 된다. 능동적으로 주인에게 바짝 붙기도 하고 소리에 감정을 표현한다. 주인의 손과 앞발로 마주치고 꼬리를 흔드는 등 애교넘치는 애완 동물처럼 행동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뜨는 AI나 로봇 분야에 사업을 집중하고 있는 소니가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며 "소니의 부활은 미래 사업을 준비해야 하는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국내 전자업계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진= 소니 제공]

[2018. 01. 12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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